수민이에게 쓰는 스물세 번째 편지 딸에게 보내는 편지

2011년 3월 1일 화요일 - 종일 흐림.

오늘은 삼일절.3월 첫 날이기도 하고, 수민이 봄방학이 끝나는 날이기도 하고...
이 이야기를 할까 말까 망설였지만, 아무래도 삼일절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은 해야 할 것 같아.

삼일절...
1919년 3월 1일, 일본에게 지배를 받던 우리나라가 이 날을 계기로 전국적인 독립만세 운동이 벌어지게 되었으니까...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가 아니라고 한마음으로 외치던, 그 도화선이 된 날이야.

글쎄, 사실 아빠 스스로도 그다지 애국자라는 생각을 해 본적 없고,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가 애국이니 충성이니 하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게 뭔가 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처럼 취급하는 분위기인 건 사실이지만...
그런 것 역시 우리나라가 독립 국가이기 때문이겠지?

만일 우리가 지금까지도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는 입장이라면 애국, 충성과 같은 단어는 아마 눈물을 흘리면서, 목숨을 걸어야 입밖으로 낼 수 있는 말이 되었을거야.

수민이가 조금 더 크면 우리나라에 대해, 우리의 정체성이나 민족이라는 단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할 날도 오겠지.
그런 문제에 대한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거고,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에 아빠의 관점을 수민이에게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한 가지만 이야기를 할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그냥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라는 거야.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시대, 아니 그 이전부터 끈질기게 계속된 열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사실이야. 물론 수민이가 어른이 되어서 사회를 이끌어가는 시절도 언젠가는 지나갈 거야. 그리고 수민이도 다음 세대에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우리나라 만들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

어떻게 만들고, 어떤 방법을 사용하게 되는가 하는 문제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내가 살고, 수민이가 사는, 그리고 또 그 다음 세대가 살아가는 나라가 보다 더 살기 좋고 사람 살맛나는 그런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거겠지.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 수민이에게는 아직 너무 어려운 이야기일지도 몰라. 그래서 길게 쓰지는 않을게.
일 년에 하루, 이틀 정도라도 내가 사는 나라에 대해 조금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어.
그게 우리가 이 나라의 국민으로써의 최소한의 예의, 도리가 아닐까 싶어.

오늘은 조금 거창한 이야기를 했는데...
여전히 끝내는 인사는 이렇게...

항상 수민이를 사랑하는...

아빠가.